변(便) 이야기 대변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화장실을 더욱 소중히 여기며 살자 대변 상태를 눈여겨 관찰하라 나는 매년 건강진단 때 위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 술ㆍ담배를 하기 ?문에 정기적으로 위장을 점검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다. 검사 후 의사로부터 "별 문제 없다"는 말을 들으면 다시 1년간 집행유예(?)판결을 받은 느낌이다. 주변에서는 아프지 않고 편하다며 수면내시경을 권하지만, 나는 말짱한 의식으로 약간의 고통을 감수하는 쪽을 택한다. 몽롱한 표정으로 누워 침 흘리며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던 어떤 사람을 목격하고 나서부터 좀 아프더라도 저런 모양새는 되지 말자는 엉뚱한 고집이 생겼다. 지난해에는 용기를 내어 처음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도 받았다. 위 내시경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는데, 착각이였다. 생각보다는 고통이 컷다. 그렇지만 대장에서 작은 폴립 하나를 발견해 제거하는 성과를 올렸다. 역시 의사선생님들의 권유를 따르면 손해 볼 일이 없다. 곧 50대에 접어드는 나에게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는 필수인 것 같다. 특히 대변에 구멍이 뚫여있거나 혹이 나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즉시 의사의 진찰을 받는게 현명하다는 것이다. 새빨간 혈액이 보이면 대개 치질이나 치열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대변은 우리가 건강한지 아닌지 손쉽게 알게 해주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대변을 너무 무시하거나 언급자체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상수도만큼 중요한 하수도 대변은 우리 몸의 하수도에 해당한다. 도시도 상수도만 중시하고 하수도 시설을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다간 며칠 못 가 기능이 마비되거나 재앙이 덮쳐온다. 19세기 중반 영국에서 콜레라가 창궐한 것은 급속히 늘어난 가정 내 수세식 화장실들이 대량으로 배출한 오염된 물 탓이다. 1849년 마취의사 존 스토가"콜레라의 전염 양식에 관하여" 라는 책에서 콜레라가 수인성 전염병이라는 가설을 제시하면서 "하수를 강으로 그냥 흘려보내지말고 물 공급원을 음용수와 수세용으로 나누자"고 주장했지만 몇년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문에 수만명이 콜레라에 더 희생됐다. 출연자들에게 사회자가 "용변 후 엉덩이를 닦는 방법을 언제 누구한테 배웠는가?"하는 질문을 던졌다. 딱 부러지게 기억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휴지를 오른손에 쥐는지 왼손에 쥐는지, 어느 방향에서 닦기 시작하는지, 휴지는 어느 정도의 크기나 양을 쓰는지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 다들 킥킥대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설명했는데, 정말 제각각이였다. 사실 TV를 보고 있던 나 자신도 용변 뒤처리 방법을 언제 익혔는지(아마도 아기 적에 어머니한테 배웠겠디만)아무리 애써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한국의 TV가 이런 내용을 방영하면 "식사중인 시청자도 있을텐데 더럽게 똥얘기나 한다"며 온갖 비난이 쇄도했을 것이다. 그런점에서 일본인들은 치사할 정도로 매사를 꼬치꼬치 따지는 버릇이 있고, 그만큼 실용적인 측면이 강하다. 변소, 나만의 공간 대변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을 즐기자. 우선 화장실을 조명부터 밝게하자. 그래야 기분도 밝아지고 자신의 대소변 상태를 더 잘 관찰할 수 있다. 책이나 신문을 보기도 편하다 화장실에서 보내는 자투리 시간이라고 절대로 무시하지말라. 일본의 세계적인 동물행동학자 하다카 도시타카는 무려 20개국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어학의 천재다. 놀랍게도 그가 학교 수업시간 외에 외국어를 공부한 곳은 딱 한군데, 화장실뿐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화장실에서 대변을 볼 때는 언제나 외국어 학습서를 읽었다고 한다. 그런 소소한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어학 천재라는 소리까지 듣게 된 것이다. 히다카는 자신의 어학실력을 '변소 어학'이라고 부른다. 칼 아브라할이라는 정신분석학자는 화장실이 독서나 공부에 최적의 장소라는 이론도 내놓았다. 왜일까? 배설이라는 '잃어버리는' 행위를 독서라는 '얻는' 행위로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화장실에서는 왠지 집중이 잘 되는 느낌이 드는 것일까. 아무튼 대변은 그동안 너무 무시당하며 지내왔다. 이제부터라도 대변을 잘 대우하고 화장실을 더욱 소중히 여기며 살자 오늘은 저희 심평원 월간지"건강을 가꾸는 사람들"에 글을 주고계신 노재현 중앙일보 논설위원님의 변에 관한 이야기였어요^^ㅋㅋ왠지 대변하니깐 웃음부터 나게되는게 사실인데요~오늘 글 처럼 대변은 정말 중요한것이에요~글을 쓰고 있는 저도 웃고는있지만ㅋㅋ앞으로 자투리시간을 잘애용하는쪽으로 해야겠네요~^^
글_심평원 월간지 "건강을 가꾸는사람들"中 노재현 중앙일보 논설위원
우리나라의 암 환자수는 대략 141만명으로 추정된다. 국민 12명당 1명꼴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급속히 환자가 늘어나는 암이 있다. 바로 대장암이다.
전문가들은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는 대장내시경검사가 가장 좋다고 권유한다. 40세 이상 성인 남녀라면 적어도 5년에 한번은 검사를 받으라는 것이다. 그럼 평소에는 어떻게 해야할까. 내가 아는 한 의사는 "자신의 대변 상태를 눈여겨 관찰하는 버릇을 들이라"고 조언한다.
10여년 전 필자가 도쿄 특파원으로 일할 때였다. 일본 민간 TV방송의 오락프로그램을 보다가 무릎을 친 적이 있다.
대변이 중요하다면 그 대변을 처리하는 장소도 소중하게 대접받아야 한다. 바로 화장실이다. 옛날보다 나아졌다지만 아직도 화장실도 무조건 더러운 장소로만 취급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국 여행을 해본 이들은 화장실의 더러움(특히 시골)에 한번쯤은 놀란다. 컴컴한 바닥에 개별 가림막도 없이 여기저기 구멍만 뚫어 놓은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당황했다는 경험담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중국인들은 그런 개방형(?) 화장실이 유목민족(청나라 만주족)의 전통 때문이라며 변명한다지만, 선진국 기준과 동떨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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