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2381 2010. 3. 24. 18:11

국민일보에 연재되었었던 성경의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해 본 "김영진" <성서원 회장>님의 글을 옮겼습니다.

이삭… 메워버린 우물 묵묵히 다시 파다  
성경의 주인공은 예수 그리스도이므로 구약성경에 기록된 말씀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와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그래서인지 구약에 나오는 많은 인물도 그 삶의 한 부분에서 그리스도의 예표적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이는 그 인물들이 메시아의 강림을 열망하여 부지중에 그리스도와 같은 삶을 살아보려고 애썼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그 중에서 특별한 사람이 바로 이삭이라는 인물이다.

이삭의 일생을 살펴보면 예수 그리스도와 닮은 점이 너무나 많다.이삭은 아브라함이 그 아내에게서 늦게 얻은 독자였고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독생자였다.이삭은 모리아 산으로 올라갈 때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나무를 지고 올라갔는데 이는 자신을 번제로 태울 나무였다.예수 그리스도는 아버지의 명령에 순종하여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올라갔는데 그것은 자신을 못박을 나무였다.

모리아 산으로 올라갈 때 이삭이 번제할 어린 양은 어디 있느냐고 묻자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준비하시리라고 대답했다.그러나 아버지가 단을 쌓고 나무를 벌여놓은 다음 자신을 결박하려 하자 아들은 비로소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를 깨달았다.그러나 이삭은 잠자코 그 결박을 받았다.학자들에 의하면 그때 이미 이삭은 스무살이 넘어 있었다고 하는데 반항하거나 도망치지 않았다.

“내 아버지여 만일 내가 마시지 않고는 이 잔이 내게서 지나갈 수 없거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마 26:42)

십자가에 달리기 전날 밤에 예수 그리스도는 그렇게 기도했다.그분은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약속한 대로 천하만민을 구원하기 위해 어린 양이 되어 자신을 속죄의 제단에 드렸던 것이다.또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주겠다고 약속하실 때에 그 이름을 미리 지정해주셨다.

“사라가 정녕 네게 아들을 낳으리니 너는 그 이름을 이삭이라 하라 내가 그와 내 언약을 세우리니 그의 후손에게 영원한 언약이 되리라”(창 17:19) 사라에게 아들을 주신 것은 하나님이 직접 행하신 일이었다.

“기한이 이를 때에 내가 정녕 네게로 돌아오리니 네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창 18:10)

그로부터 약 2000년이 지나서 나사렛에 살고 있던 요셉과 정혼한 마리아가 회임했을 때에도 주의 사자가 요셉에게 현몽하여 그 아기가 하나님이 직접 주신 아들임을 알리고 그 이름을 미리 정해 주었다.

“저에게 잉태된 자는 성령으로 된 것이라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마 1:20∼21)

이삭이 장성한 후에 그의 부친 아브라함은 아들의 신부감을 구하기 위해 그 종을 멀리 밧단아람까지 보냈다.아브라함이 종이 그곳에서 리브가라고 하는 처녀를 구하여 돌아올 때에 이삭은 그가 살던 브엘 라헬로이에서 나와 신부를 마중했다.

“이삭이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눈을 들어 보매 약대들이 오더라 리브가가 눈을 들어 이삭을 바라보고…”(창 24:63∼64)

그런데 세례 요한은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받는 자를 그의 신부라고 했다.

“신부를 취하는 자는 신랑이나 서서 신랑의 음성을 듣는 친구가 크게 기뻐하나니 나는 이러한 기쁨이 충만하였노라”(요 3:29)

예수께서는 장차 그의 사랑하는 자들을 마중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가서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요 14:3)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삭의 생활도 그리스도의 성품을 많이 닮았다.그는 자신을 대적하는 자들과 다투지 않고 묵묵히 할 일을 했다.블레셋 사람들이 그를 시기하여 부친 아브라함 때에 판 우물들을 메워버리자 그랄 골짜기로 옮겨갔는데 그들이 그곳의 우물도 다 메워버린 후였다.이삭은 묵묵히 그 우물들을 다시 팠다.유대인들이 예수를 시험하려 하자 그는 오직 아버지로부터 들은 것만 말한다고 밝히셨다.

“내가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아니하고 오직 아버지께서 가르치신 대로 이런 것을 말하는 줄도 알리라”(요 8:28)

이삭이 그랄의 우물을 다시 판 후에도 그 식구들이 여러 곳의 우물들을 팠고 그럴 때마다 블레셋 사람들이 시비를 걸었다.그들이 시비를 걸어온 우물을 다툼이라는 뜻의 에섹이라 하였고 또 그들이 대적해온 곳의 이름을 대적한다는 뜻이 싯나라고 하였으며 또 다른 우물을 팔 때 그에게 질린 블레셋 사람들이 물러갔으므로 그곳의 이름을 르호봇이라고 했다.그때 하나님이 그에게 나타나서 말씀하셨다.

“두려워 말라 내 종 아브라함을 위하여 내가 네게 있어 네게 복을 주어 네 자손으로 번성케 하리라”(창 26:24)

그 일이 있은 후 비로소 블레셋 왕 아비멜렉이 그의 군대장관과 함께 이삭을 찾아와서 화해를 청하였다.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으므로 우리의 사이 곧 우리와 너의 사이에 맹세를 세워 너와 계약을 맺으리라 말하였노라 너는 우리를 해하지 말라 이는 우리가 너를 범하지 아니하고 선한 일만 네게 행하며 너로 평안히 가게 하였음이니라 이제 너는 여호와께 복을 받은 자니라”(창 26:28∼29)

이것은 후일 박해를 당해가며 복음을 전한 초대 교회의 성도들이 로마제국을 굴복시킨 것과 같은 일이었던 것이다.

김성일 <한세대 교수>
출처 : 임마누엘 카페
글쓴이 : 루디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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