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2381 2010. 3. 24. 18:07

국민일보에 연재되었었던 성경의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해 본 "김영진" <성서원 회장>님의 글을 옮겼습니다.

가인…시기의 화신이 된 형…살인자 되어 방랑의 길  
에덴 동산에서 추방된 아담 부부는 두 아들을 낳는다. 형 가인과 동생 아벨. 가인은 농사를 짓고 아벨은 양을 친다. 아담의 가정은 화목해보인다. 그러나 기억하라. 인류의 조상 아담이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선악의 열매를 따 먹은 이래 사람들의 마음속엔 죄악이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 날 가인과 아벨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다. 농부인 가인은 곡식으로,목부인 아벨은 새끼 양으로 제물을 삼는다. 아담이 보기에 둘의 제사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이 보시기에 둘의 제사는 확연히 달랐다. 가인의 제물에서는 불신앙의 역겨운 냄새가 풍겨났고 아벨의 제물에서는 믿음의 아름다운 향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가인의 제사를 거절하시고 아벨의 제사를 기꺼이 받으셨다.

가인은 회개의 길을 거부하고 죄악의 길을 고집했다. 가인은 자신의 불신앙을 뉘우치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금 믿음의 제물을 정성껏 준비해야 했다. 그러나 가인은 회개의 길이 아니라 죄악의 길을 선택한다. 그러고는 손에 돌을 집어 들고 분노와 시기로 그 돌을 내리쳐 동생 아벨을 죽인다.

가인에 의해 아벨의 피가 땅에 뿌려지던 때 땅은 아벨의 의로운 피 받기를 거부한다. 그래서 아벨의 피는 땅속으로 스며들지 않고 하늘을 향해 부르짖는다. 하나님은 이미 가인의 피 묻은 손을 보고 계셨고 이제 땅에서 들려오는 아벨의 피의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가인에게 아벨에 대해 물으신다. 그러나 가인은 회개를 거부하고 끝내 죄를 고집한다.

보라. 천형의 저주와 함께 땅을 떠도는 가인의 저주를…. 죄악의 삶을 고집했던 가인은 결국 두 손에 죄악의 피를 묻힌 채 하나님을 피해,그리고 사람을 피해 이리저리 땅을 떠도는 자가 된다. 자신이 동생을 죽인 것처럼 누군가 자신을 죽일 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땅의 이곳저곳을 숨어다니는 도망자가 되고만 것이다. 가인이 가는 길엔 안정과 평안이란 없었다.

그곳엔 오직 음습한 불안과 두려움뿐. 그 두려움을 피해 가인은 오늘도 땅위를 헤매고 있다. 두려운 삶을 울며 방황하고 있다. 아무리 숨고 숨어도,도망치고 또 도망쳐도 영원히 숨을 곳은 없는 하나님의 눈을 피해,그리고 땅의 저주를 피해 오늘도 불안한 삶의 지면을 떠돌고 있다.


◇ 땅에서 유리하는 자

김영진

아담의 두 아들

형 가인과 동생 아벨,

가인은 농사를 짓는 농부,

아벨은 양을 치는 목부라



둘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네

가인은 곡식으로 불신앙과 불순종의 연기를 피워 올리고,

아벨은 새끼 양으로 믿음과 순종의 향을 피워 올리네

하나님은

아벨의 제사를 받으시고

가인의 제사를 물리치셨네



안색이 변한 가인,

돌을 들어 동생 아벨을 쳐죽였네

들판에 흘려진 아벨의 의로운 피

소리 높여 하나님께 부르짖네

아벨의 피 소리를 들으신 하나님

가인에게 물으셨네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가인이 대답했네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이니까"



이 말에

땅이 분노하고,사람이 분노하고

하나님도 분노했네



그리하여 가인은

손에 동생의 피를 묻힌 채,

하나님을 피해

사람을 피해,땅의 저주를 피해

오늘도 지면을 이리저리 떠도네



피 흘리기를 좋아하는

이 시대 가인의 후예들,

그들도 하나님을 피해

땅 위를 떠도네

삶을 방황하네

◇ 김영진 시인 약력

△시인 수필가 △감리교신학대학원 졸 △한국잡지협회 회장 △월간 「새벗」 발행인 △㈜성서원 회장 △저서 '초원의 꿈을 그대들에게''나들이''책한테 길을 물어' 등

김영진(성서원 대표)
 
출처 : 임마누엘 카페
글쓴이 : 루디아 원글보기
메모 :